[목멱칼럼]‘농촌교육농장’ 창의적 인재양성의 숨겨진 요람

  • 등록 2018-12-04 오전 6:51:39

    수정 2018-12-04 오전 6:51:39

이규성 농촌진흥청 차장


[이규성 농촌진흥청 차장] 어릴 적 고향마을은 언제 떠올려도 푸근한 기억이 전부다. 우리 형제를 키운 요람이자 자연의 이치를 가르쳐 준 배움터였다. 때론 더불어 사는 삶의 소중함을 알려주었고 무언가에 상처받은 마음을 달래준 치유의 공간이었다. 도시에서 나고 자란 우리 아이들은 이런 혜택을 받지 못했다. 아이가 정서적, 신체적으로 안정되게 발달하는데 자연만한 스승도 없다는 사실을 잘 아는 터라 늘 안타깝기만 했다.

도시에 살면서도 이러한 자연의 순기능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사회적 합의가 만들어낸 좋은 본보기가 있다. 바로 농업·농촌이 가진 교육적 가치를 활용한 ‘농촌교육농장’이다. 농업인이 농업·농촌의 자원을 활용하여 학교교육과 연계된 교육 프로그램을 정기적으로 제공하는 현장체험학습장이다. 최근 진로체험과 연계된 교육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으며, 농장의 생산물을 주제로 자연과 생명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다.

경북 청도군의 ‘ㄲ’농촌교육농장은 나무를 주재로 다양한 미술작품을 만드는 공방으로 나무 향 가득한 실내에서 다양한 DIY(Do it yourself) 목공체험을 즐길 수 있다. 반딧불이의 고장 전북 무주군의 ‘ㄷ’농촌교육농장은 청정환경에서 캠핑을 하며 장수풍뎅이나 꽃무지(굼벵이) 등 곤충을 관찰하고 체험할 수 있다. 식용곤충을 이용한 먹을거리 만들기 활동을 통해 곤충의 새로운 모습도 발견할 수 있다. 강원도 횡성의 ‘ㅇ’농촌교육농장은 전문 양봉기술과 농촌체험을 접목해 꿀벌의 소중함을 교육한다. 꿀벌의 생태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기회 닿을 때마다 전국의 농촌교육농장을 방문한다. 또 그때마다 농장주의 남다른 자부심과 사명감에 놀라곤 한다. 청소년이 농업·농촌에서 자신의 잠재력을 발견할 수 있도록 꿈을 심어주고 길을 안내해주는 나침반 같은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내고 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농촌교육농장은 농업인 소득향상과 일자리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지역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가업승계로 경영노하우와 영농기술이 대를 잇게 되면서 농촌융복합산업의 발전도 주도하고 있다.

프랑스는 1974년 농촌교육농장 조성을 시작했다. 일찌감치 교육농장의 교육적, 사회적 역할의 중요성을 인식한 것이다. 1992년부터는 교육·사법·농림·환경·국토개발·청소년 및 체육부 6개 정부 부처가 공동위원회를 구성하고 교육농장의 질적 수준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갈 것을 결의하고 국가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농촌진흥청이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전국에 총 621개소의 농촌교육농장을 육성했다. 2013년부터는 농촌교육농장이 우수한 현장학습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품질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올해까지 총 354개소 농장이 품질인증을 받았다. 품질을 인증 받은 농장은 3년 후 재평가를 통해 지속여부를 결정한다. 운영의 질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얼마 전에도 54명의 농장주가 품질인증서를 받았다. 한결같은 사명감으로 건강한 자아를 가진 사회 구성원을 길러내는데 열의를 다한 그들의 노력과 자긍심에 모두가 감동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융합형 직업 등 일자리에도 많은 변화가 생긴다. 그에 걸맞은 다양한 역량도 필요하다. 지식의 공유와 네트워킹이 활발해 지고, 타인과 소통하고 열린 태도로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창의력이 절실한 때다. 농촌교육농장이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며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알리고 창의적인 미래 인재를 키우는 인성교육의 장으로써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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