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한국농촌교육농장협회(회장 윤상복)가 진행한 ‘2018 농촌교육농장 교육프로그램 경진대회’. 창의적 체험활동을 통해 농업·농촌의 공익적 가치를 확산시키기 위함인 이번 경진대회에서 대상부터 장려상까지 최종 5곳을 선정됐다.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린 농촌교육농장은 충북 보은 ‘가람뫼농장’(대상)과 강원 춘천 ‘즐거운 농원’(최우수상), 충북 보은 ‘산모랭이풀내음’(우수상), 경기 가평 ‘양지농원’(우수상), 전북 부안 ‘벗님넷 창작놀이터’(장려상) 등이다. 오는 12월, 농촌진흥청(예정)에서 있을 시상식에 앞서, 이들 농촌교육농장의 면면을 살펴봤다.
 

▲ 어린이들이 유기농 청초 등을 배합하며 직접 만든 모이를 닭에게 주고 있다.

|가람뫼농장
닭 생태 따라가며 생명존중 배워


‘내가 먹는 것이 내 몸이 된다. 나와 내 가족의 순수한 먹거리.’ 가람뫼농장의 철학이다. 자연순환 유기농법을 도입한 연유가 ‘철학’을 실천하기 위함이다. 가람뫼농장의 최생호 대표는 “적절한 햇빛과 바람, 깨끗한 물과 공기가 어우러진 자연환경에서 암탉과 수탉이 짝을 이뤄 행복하게 사는데서 출발한다”며 “유기농 청초와 10여 가지 자재를 직접 발효, 배합한 모이를 먹고 자란 행복한 닭이 낳은 최고의 유정란을 판매하고 있다”고 가람뫼농장을 설명했다. 닭에게 행복은 주는 것이 최우선이고, 여기서 얻은 유정란은 덤이라는 풀이다.

가람뫼농장은 ‘행복한 닭의 비밀’이란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전국 축산농장 가운데 유일하게 경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최생호 대표의 자부심이다. 안전한 먹거리의 시작은 좋은 재료에 있다는 생각을 반영한 ‘재료의 비밀을 찾아서’를 시작으로, ‘레시피에 맞춰 모이재료 담기’, ‘행복한 닭 모이 만들기’, ‘비법으로 만든 모이주기’ 등을 진행한다. 어린이들이 전국에서 직접 구한 재료로 만든 모이를 닭에게 주고, 닭이 먹는 모습을 보며 닭의 생태와 함께 닭을 돌보는 농부의 보람을 느낄 수 있게 하기 위한 과정이다.

또, 계란을 걷는 ‘고마운 달걀을 만났다’를 통해 먹거리의 소중함을 깨닫고, 자신의 마음을 표현한 글과 그림을 더해 ‘행복꾸러미 상품’으로 소중한 사람에게 전달한다. 이것이 가람뫼농장의 교육 흐름이다.

최생호 대표는 “행복한 닭의 비밀을 알아보는 활동이 생명존중은 물론 농부의 철학과 신념, 사람이 자연과 동물과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최생호 대표가 떠올린 가람뫼농장의 미래상은 어떨까. 그는 “농촌교육농장의 경험에, 한지공예 초대작가인 아내(한은숙 씨)의 전문성을 살린 한지공예 체험프로그램을 결합한 치유프로그램을 개발해 ‘생명농업과 전통문화가 어우러진 행복 충전소’로 발돋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 ‘복숭아아빠’가 복숭아 봉지 씌우기 전 복숭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즐거운 농원
내가 꾸민 봉지로 복숭아 씌워요


즐거운 농원의 교육 주제는 ‘복숭아’다. 올해로 복숭아 농장을 운영한지 18년차가 됐다는 즐거운 농원의 ‘복숭아아빠’ 선주영 대표는 “최근 농촌이 위축되고 있는 현실에서 농촌을 지키고 지속가능한 농업을 만들자는 뜻에서 복숭아를 주제로 어린이들과 소통하며 만나는 농촌교육농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즐거운 농원은 복숭아의 봄·여름·가을·겨울 등 사계절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복숭아의 1년을 함께 하기 위한 것으로, 교육시기를 봄부터 겨울까지, 또 4~5일, 5~6월, 10~11월 등으로 다양하게 나눈 이유도 이 때문이다.

복숭아를 활용한 프로그램 중 하나가 ‘옷을 입은 복숭아’다. 농부가 된 어린이들이 복숭아 봉지를 씌워주면서 복숭아의 한살이 과정을 알게 하자는 데 초점을 맞춘 주제다. 그래야 농산물의 소중함을 알 수 있다는 게 ‘복숭아아빠’의 이야기다.

어린이들에게 복숭아에 봉지를 씌워주는 이유를 알려준 다음 복숭아의 꽃말인 ‘희망’을 담아 봉지를 꾸미를 시간을 갖는다. ‘복숭아가 맛있게 잘 익었으면 좋겠다’, ‘건강하게 자라다오’ 등을 적는다. 이렇게 만든 복숭아 봉지를 어린이들이 씌우고, 복숭아에게 응원의 메시지도 전한다. 이 같은 ‘옷을 입은 복숭아’를 포함한 여타 복숭아 프로그램을 계기로, 농업과 농촌, 농민의 소중함, 또 생명의 소중함까지 느껴보자는 것이 선주영 대표의 바람.

‘즐거운 농원에 올 때까지만 해도 복숭아를 그냥 과일로만 생각했는데, 여기와보니 복숭아는 여러분들의 수고를 거치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선주영 대표가 보람을 느끼는 부분이다.

선주영 대표는 ‘복숭아엄마’와 함께 “복숭아를 통해, 더 나아가 자연과 더불어 어린이들이 재미있고 즐거운 활동을 통해 따뜻한 감성과 배려심을 느끼고 배우며 자연과 친구가 될 수 있는 길을 터주는 농촌교육농장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더했다.
 

▲ 어린이들이 대추가 익어가는 과정을 단계별로 꼼꼼히 기록하고 있다.

|산모랭이풀내음
대추 수확해 선물하는 기쁨 만끽


‘산모퉁이 돌아 풀내음 가득한 곳’이란 뜻의 산모랭이풀내음. ‘흙을 벗 삼아 정겨운 농심을 느끼고, 자연 풍파를 이겨낸 농산물의 소중함을 체감하며, 생태계가 살아 숨 쉬는 자연에서 농업·농촌의 역할을 탐구하기 위한 곳’이 바로 산모랭이풀내음의 지향점이다.

이를 위한 산모랭이풀내음의 교육 프로그램은 무엇일까. ‘대추’를 테마로 한 ‘대추야 맛있게 자라라’, ‘나와 닮은 대추나무’, ‘사랑먹은 대추나무’, ‘대추나무는 누구랑 살까’, ‘대추나무 코디네이터’ 등이다. 대추를 수확해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하기가 이 프로그램의 마침표다.

대추 프로그램을 체험해 본 어린이의 느낌은 어떨까. 한 어린이는 ‘대추가 익는 과정, 직접 대추를 딴 점, 그리고 내가 딴 대추도 가져갈 수 있어서 좋았다. 또 오고 싶다’고 적었다.

또, 산모랭이풀내음의 또 다른 특징은 ‘동물체험장’이다. 농촌을 느끼는 저변을 확대해주기 위한 새로운 수단을 고민한 끝에 선택한 것이다. 동물체험장을 포함한 여러 체험장을 통해 농촌이 주는 선물이 무엇일까를 어린이들과 함께 생각하는 가운데 ‘내가 그린 경관농업은 어떤 모습일까’를 떠올려보는 시간도 마련하고 있다. 살아 숨쉬는 학교의 역할을 농촌교육농장이 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산모랭이풀내음이다.

산모랭이풀내음은 최희란 대표가 꾸려가고 있다. 최 대표는 ‘농업·농촌이 갖고 있는 무한한 가치를 소비자들에게 알리겠다’는 포부를 갖고, 부모님의 농장을 이어받아 농촌교육농장을 공부하며 끌어가고 있다. 그런 최 대표이기에 꿈도 명확했다. 최희란 대표는 “농촌을 찾는 사람들에게 농촌이 유익하고 보람되고 잠재적 가치가 있는 공간이라는 것을 말하기 위해 ‘농촌의 세상을 누리다’라는 뜻을 담고 있는 ‘농촌누리’라는 큰 주제 아래 농촌교육농장을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벼 탈곡 체험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이 때 이용된 농기구는 전통 탈곡기(홀태)다.

|양지농원
오색쌀 농사짓고 떡 만들기까지


양지농원은 친환경 오색쌀을 무농약·유기농으로 재배하는 농장이다. 홍미·흑미·녹미·백미·향찹쌀 등 오색쌀이 자라는 과정으로 구성한 ‘알록달록 오색쌀 이야기’가 양지농원의 주제다. 그래서 교육을 진행하는 선생님의 별명도 알록쌤, 달록쌤, 오색미쌤 등으로 정했다.

‘알록달록 오색쌀 이야기’는 봄부터 겨울까지 이어진다. 봄에는 ‘파종하기’와 ‘모내기 체험’, 여름에는 ‘여름 논에서 놀기’와 ‘우렁이 관찰하기’, 가을에는 ‘벼베기’와 ‘탈곡하기’, ‘도정하기’, ‘허수아비 만들기’, ‘메뚜기 잡기’, 겨울에는 ‘연 날리기’, ‘볏짚 축구하기’ 등을 진행한다. 봄부터 가을까지는 농사프로그램이, 겨울에는 놀이프로그램이 중심이다.

알록쌤 별명을 갖고 있는 황정순 양지농원 대표는 “‘알록달록 오색쌀 이야기’ 블로그를 참조해서 어린이들이 직접 오색쌀 종류를 맞춰보고, 벼를 탈곡하고, 탈곡한 벼로 현미를 만드는 체험을 해보면서 볍씨가 쌀이 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배우도록 하는 것이 ‘알록달록 오색쌀 이야기’를 하는 이유”라며 “양지농원은 친환경을 기본으로 하고 있는 만큼 친환경농업이 내 몸과 지구를 살리는 일이라는 것 역시 과정에 담았다”고 말했다. ‘과정’들이 농업·농촌의 중요성을 알게 하는 자양분이 될 것이라는 것, 황정순 대표가 내비친 생각이다.

농사프로그램과 놀이프로그램에 이어 ‘식생활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친환경쌀을 재료로, 오색떡케이크와 흑미와플, 흑미인절미, 오색현미강정, 오색가래떡 등을 만든다. 콩으로 만드는 삼색두부체험을 비롯한 전통먹거리 체험도 인기다.

황정순 대표는 ‘미래의 양지농원’이란 물음에 “자연과 함께하는 양지농원은 자연과 공존하는 친환경농장으로 친환경프로그램을 지속 확대할 것이며, 외갓집처럼 편안한 농장으로 2세들이 돌아오고 싶은 농장을 만드는 것이 꿈이자 목표”라고 언급했다.
 

▲ 부안을 돌며 스마트폰을 활용해 스마트거리형 미션게임을 하고 있는 모습.

|벗님넷 창작놀이터 
부안 곳곳 누비며 미션게임 도전


벗님넷 창작놀이터는 1차 산업으로 야생화를 생산하고, 2차는 목재로 스마트안내표지판을 만들며, 3차는 스마트거리형 미션게임을 개발, 판매하고 있다. 벗님넷 창작놀이터가 ‘농촌융복합산업 농촌교육농장’으로 불리는 이유다.

벗님넷 창작놀이터의 함은미 플래너가 “전북 부안에서 농촌관광활성화를 위한 ICT 기반의 스마트교육체험장을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한 것도 같은 이유인데, 스마트거리형 미션게임은 생소한 분야다. 벗님넷 창작놀이터 주변 곳곳에 설치된 NFC전용 스마트안내표지판(스마트터치고)에 스마트폰을 갖다 대면, 미션이 생기고, 이 미션들을 주어진 시간동안 수행해 점수를 얻는 게임이다. 예를 들어 스마트론을 통해 ‘일심정원을 찾고, 정원에 있는 자연물을 이용해 <교회가 좋아요> 글씨를 만들어 인증샷을 찍은 다음 게시판에 업로드 하여 점수를 받으세요’란 미션을 받고, 이를 완료하면 ‘자연물인증샷+100점’을 챙기는 식이다.

이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인문학 놀이학습 프로그램으로서, 부안지역의 명소와 농장체험을 하나의 미션게임 프로그램으로 엮은 색다른 아이디어다. 그래서 벗님넷 창작놀이터의 공간은 부안을 아우르는 곳으로, 담이 없다.

자연의 원료를 활용한 프로그램도 있다. 자신만의 천연화장품을 만들거나, 식물을 이용한 생활소품 만들기, 편백나무 실내소품 만들기 등이 그것이다. 스마트거리형 미션게임 외에 또 다른 미션게임이 있는데, ‘프랜드숲 미션게임’이다. ‘숲속 노래자랑’, ‘창작시 쓰기’, ‘무지개색 사진찍기’ 등 오감을 통해 숲을 느낄 수 있는 미션들을 수행, 점수를 획득하는 게임이다.

함은미 플래너는 “더 많은 부안다움을 소개하고, 농촌관광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하며 ‘머물다가고 싶은 농촌’을 만들고 싶다”며 “농업·농촌과 자연자원의 소중함과 감사, 공존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소통하는 농촌교육농장으로 나아가는 데 힘을 쏟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영규 기자 choyk@agri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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